'16초 걸린 일을 16시간으로 청구할 순 없다'... AI가 로펌의 시간당 청구 모델을 흔든다
영국·아일랜드 법률 종사자의 약 90%가 AI를 쓰고, AI를 도입한 로펌의 약 80%는 인력을 늘리지 않고도 더 많은 일을 처리한다고 답했다. 딜로이트 조사에서 법무 책임자들은 시간 기준으로 청구하는 업무 비중이 2~3년 안에 72%에서 44%로 줄 것으로 내다봤다.
변호사는 일한 시간만큼 돈을 받는다. 수십 년 이어진 이 공식이 AI 앞에서 흔들리고 있다. 몇 시간 걸리던 계약서 검토가 몇 분으로 줄면, 로펌은 같은 일을 하고도 청구할 시간이 사라진다.
📌 Fact
법률 소프트웨어 기업 클리오(Clio)의 2026년 영국·아일랜드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 법률 종사자의 약 90%가 AI를 쓰고 있다. AI를 도입한 로펌의 약 80%는 인력을 늘리지 않고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다고 답했고, 70% 이상은 지원 인력이 하던 행정 업무를 AI가 맡아 비용이 줄었다고 했다.
대형 로펌은 이미 움직였다. A&O 셔먼은 법률 AI 스타트업 하비(Harvey)와 함께 대출 계약서 검토, 규제 공시 분석용 AI 에이전트를 만들었고, 몇 시간 걸리던 일을 몇 분에 끝낸다고 밝혔다. 슬로터앤메이도 올해 전 업무 영역에 하비를 도입했다.
그 결과 AI를 폭넓게 도입한 로펌 5곳 중 1곳은 시간당 청구 목표를 채우기 어렵다고 답했다. 딜로이트 조사에서 전 세계 법무 책임자들은 시간 기준으로 청구하는 업무 비중이 향후 2~3년 안에 72%에서 44%로 줄 것으로 봤다. 법률 금융 펀드 렉솔런트의 닉 롤스-데이비스 CEO는 "16초 걸린 일을 16시간으로 청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Why it matters
시간을 파는 전문서비스 업종에서 AI는 생산성을 올리는 동시에 매출의 기준을 무너뜨린다. 표준 문서에 세부 사항만 채워 넣는 일은 가장 먼저 자동화되고,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복잡한 자문만 남는다. 로펌 대부분은 비상장이지만, 법률 정보·소프트웨어를 파는 톰슨로이터, 렐엑스(렉시스넥시스), 울터스클루워 같은 상장사는 이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 로펌이 인건비 대신 AI 도구에 돈을 쓰면 이들에겐 기회지만, 하비 같은 AI 네이티브 업체에 고객을 뺏기면 위협이 된다. 최근 AI가 소프트웨어 업종의 사업 모델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로 관련 주가가 흔들린 것과 같은 맥락이다.
🔭 What's next
시간당 청구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건별 정액제나 성과 연동형 요금제로 옮겨가는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남은 숙제는 인력 양성이다. 수백 건의 문서 검토와 판례 조사는 주니어 변호사가 실력을 쌓던 과정이었는데, 이 일을 AI가 가져가고 있다. 하비의 호르헤 베스타르드 EMEA 총괄은 "초안이 빨리 나온다고 실력이 빨리 느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AI가 지어낸 판례를 법원에 냈다가 징계받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어, AI 결과물을 검증하는 능력이 변호사의 핵심 역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오늘의 핵심 요약
영국·아일랜드 법률 종사자 약 90%가 AI를 쓰고, AI를 도입한 로펌 5곳 중 1곳은 시간당 청구 목표를 채우기 어렵다고 답했다. 시간 기준 청구 비중은 2~3년 안에 72%에서 44%로 줄 전망이다. 법률 정보·소프트웨어 상장사에는 기회와 위협이 함께 온다.
(본 기사는 투자 참고 자료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 주요 출처
- AI is changing how lawyers work, and putting the billable hour under pressure, CNBC (2026-10-10)
- Clio U.K. & Ireland Legal Insights Report 2026; Deloitte legal pricing survey
본 기사는 투자 참고 자료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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