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의 리타 린 판사는 27일(현지시간) 국방부가 올해 초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supply chain risk)'으로 지정한 조치를 무효화했다. 린 판사는 국방부가 수정헌법 5조의 적법절차 조항을 위반했고, 앤트로픽을 '공개적으로 본보기로 삼으려는 의도'에 근거해 지정함으로써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도 침해했다고 밝혔다. 안보 사안에 정부의 재량을 존중하더라도 이번 조치에는 '설명 가능한 근거'가 없었다는 것이다.
분쟁은 2월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앤트로픽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지목하면서 불거졌다. 3월 국방부는 군의 클로드 사용 방식을 둘러싼 협상이 결렬된 뒤 앤트로픽을 공식적으로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했다. 앤트로픽은 자사 기술이 완전자율무기나 국내 대량감시에 쓰이지 않는다는 보장을 원했고, 국방부는 합법적 목적 전반에 걸쳐 클로드에 대한 제한 없는 접근을 요구했다.
이 지정으로 앤트로픽은 공개적으로 공급망 위험에 오른 첫 미국 기업이 됐고, 방산 계약업체들은 국방부 관련 업무에 앤트로픽 기술을 쓸 수 없게 됐다. 앤트로픽(CEO 다리오 아모데이)은 3월 9일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DC에 소송을 내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보복이자, 이의제기 기회를 주지 않은 적법절차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3월 샌프란시스코 법원은 '수정헌법 1조 보복'을 이유로 예비적 금지명령을 내줬지만 국방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금지 조치가 유효하다고 맞섰고, 4월 DC 연방항소법원은 별도의 좁은 사건에서 블랙리스트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이번 린 판사 판결로 앤트로픽은 큰 승기를 잡았으나, 국방부가 다른 규정을 근거로 같은 지정을 시도하는 DC 소송이 남아 있어 그 사건이 끝날 때까지 앤트로픽은 기술적으로 여전히 공급망 위험으로 남는다. 정부는 이번 판결에 불복할 전망이다.